두 번씩 갔던 장승배기역을 이제는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아직까진 시원함보단 섭섭함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작년 초에 썼던 플래너를 발견했는데 거기에 ‘R=VD 선생님 후배 되기’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만큼 ‘한예종’이라는 단어를 뱉는 것조차 쑥스러워하던 제가 한예종에 최종 합격할 수 있었던 건 필름 스테이션에서 보냈던 시간 덕분이었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제겐 입시 학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십 대의 마지막 시간이 묻은 공간이었어요.
한예종 입시를 하는 동안 저는 영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저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저를 찾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선생님 모두 이 시간들이 입시 결과를 떠나서 제게 의미 있는 시간들로 남을 거라고 말씀해 주시곤 했습니다. 저는 한예종 입시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간직하고 있던 상처들, 숨기고 싶던 어두운 마음들을 하나씩 마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들이 모두 유쾌하진 않았지만, 선생님들 말씀처럼 분명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1차 논술 준비부터 2차 이야기 구성 준비, 면접 준비까지 학생 한 명 한 명을 정성스럽게 봐 주시고 피드백해 주시는 많은 선생님들의 애정 아래 힘든 입시 기간임에도 저를 다잡아 가며 무사히 입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모의 면접 때는 제 앞에 앉아 계신 선생님들을 보며 정말 든든한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1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저의 가장 가까운 곁에서 큰 힘이 되어 주셨던 두 선생님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두 분께 배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1차 논술을 함께 준비해 주셨던 수연 샘, 사실 첫 수업 땐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예리한 꼬리 질문들은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질문 방식이었고, 그 질문들에 대답을 못하는 제가 너무 바보 같아 보였거든요. 하지만 선생님의 피드백은 언제나 다정하면서도 냉정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제가 가진 강점과 단점들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꼼꼼한 피드백을 받을 때면 입시엔 정답이 없는 걸 알면서도 마음만은 정답을 쥔 것처럼 든든해지곤 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좋은 영화란 무엇인지 대화를 나누다가 선생님이 ‘여러분이 그런 영화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저보다 저를 더 믿어 주시고, 따뜻하게 챙겨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차 이야기 구성을 함께 준비해 주셨던 승미 샘, 선생님을 생각하면 많은 감정이 떠오릅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상담사처럼 제 어두운 곳을 부담스럽지 않게 짚어 주시고 직면할 수 있게 기다려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런 고민들이 고스란히 글에도 묻어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빠의 상처에 가려져 제가 가진 다른 상처들을 찾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앞으로도 흉내 내지 않고 진심으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겠습니다. 입시는 힘들었지만, 선생님의 장난스러운 말들 덕에 웃어넘긴 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선생님이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국대 자소서를 함께 준비해 주셨던 연수 샘, 국민대 면접을 도와주셨던 도울 샘, 소현 샘, 저를 위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으셨던 원장 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여정에도 이 공간을 자주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알게 된 고마운 인연들에게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 필름 스테이션을 다니면서 영화를 공부하는 태도와 글을 쓰는 방법 등 다양한 것을 알게 되었고 습득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알게된 건 제 자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제대로된 답을 하기 힘든 질문들인 내가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런 글을 쓰고 싶은지, 왜 내가 영화를 하고 싶은지,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답을 통해서 제 자신을 알게됨은 물론이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 질문들의 답을 찾는 힘든 과정 속에 선생님들이 함께 계셔 주셨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합격이라는 두글자가 저한테 전혀 흡수되지 않아 매일 한예종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제가 선택한 직업은 안정적인 대학생 이었습니다. 직업만족도는 0에 가까웠고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저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깊고 짧은 고민 끝에 자퇴서를 제출했고 새로운 직업인 불안정한 재수생을 택했습니다.
처음 필름 스테이션을 들어왔을 때 제가 가지고 있었던 건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아니라 단순하고 순진한 영화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느꼈던건 사랑과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1차 수업을 들으면서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들을 통해 영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함을 느꼈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소설만 좋아했던 저는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스쳐 지나갔던 뉴스들을 찾아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과 뉴스를 읽는 것에만 멈춘게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 느꼈던 것들을 기록하고 스스로에게 끝임없이 질문하며 나름의 의견과 입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차 수업 초반에 저는 무조건 특이하고 남들이 써보지 못한 이야기들만 쓰려고 했습니다. 수업을 통해 써본 여러개의 글과 선생님의 조언을 통해 이야기에 담긴 정확한 의도와 주제 그리고 그것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필름 스테이션을 다니면서 영화를 공부하는 태도와 글을 쓰는 방법 등 다양한 것을 알게 되었고 습득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알게된 건 제 자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제대로된 답을 하기 힘든 질문들인 내가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런 글을 쓰고 싶은지, 왜 내가 영화를 하고 싶은지,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답을 통해서 제 자신을 알게됨은 물론이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 질문들의 답을 찾는 힘든 과정 속에 선생님들이 함께 계셔 주셨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번도 말해본 적 없지만 필름 스테이션을 다니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열심히 쓴 글들이 칭찬받지 못했을 때 우울했고 다가오는 시험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 과정들 속에 항상 행복이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또 대학생이라는 직업을 갖게 됐지만 안정적인 대학생이 아닌 “하고 싶은 걸 하는 대학생”이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첫 모의 면접 때 대답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고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소리내 펑펑 울었던 나약했던 제가 한예종 2차 면접 때 여유있게 웃으며 밝게 대답하고 집까지 가는 길에 후련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건 다 필름 스테이션 덕분입니다. 도울쌤, 수연쌤, 원장 선생님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글 열심히 읽어주시고 부족한 점들 세밀하게 알려주신 도울쌤 ! 너무 감사드려요. 쌤 덕분에 공부하는 태도나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 해보고 좋은 방향으로 고치게 되었습니다. 수연쌤 ! 수업도 항상 열심히 해주시고 진심 어린 애정으로 대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쌤 덕분에 제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었고 사람에 대한 벽이 있었던 제게 좋은 사람은 세상에 많다 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쌤의 짧은 말 한마디에도 크게 위로 받았고 행복했어요! 모두모두 너무 감사드리고 같이 수업했던 언니, 동생 너무 고맙습니다. : )
" 맞아요. 입시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순수 영화 감상과 몰입의 즐거움을 앗아갔지만 … 학원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제 지긋지긋 하지만 또 막상 안와도 된다고 하니 서운하더군요. 성장통이자 응원단. 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냥 고맙긴 무지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18학번 합격생입니다. 일반전형으로 붙게 되었지만 실감이 나지 않고, 연말에 일어난 요행으로만 느껴져 사실은 일반전형이 아니라 전산오류전형으로 붙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왕 붙은 거 열심히 다녀야지요. 먹고, 마시고, 쓰고, 찍으러.
제가 입시를 치르며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아 보겠습니다. 너무 많은데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요. 학원을 오고 가는 왕복 네 시간의 피로 누적, 써도 써도 나아지지 않는 글 솜씨와 형편없는 내 원고뭉치, 다른 친구들이 그런 내 글을 코멘트해주는 차례라면 쥐구멍에 숨고 싶어지잖습니까. 재미 없는 고전영화, 실기의 중압감, 다 수능 끝나고 놀러 가는데 나만 썰렁해진 학원에 남겨지고.
그런 투정을 다 떠나서 저에게는 기쁨이자 낙이었던 영화가 돌연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가장 슬펐습니다. 이제 입시가 끝났으니 다른 친구들은 밀렸던 영화를 실컷 보겠다고 하는데 저는 아닙니다.
봄이 올 때까지만이라도 영화 재생버튼은 잠시만 정지하고 싶은걸요. 입시와 학원은 제가 그토록 사랑하던 영화를 이제는 학을 떼게 만들었습니다. 저희 사랑의 훼방꾼이지요.
몇 번의 실기를 쳤습니다. 그 어슴푸레한 아침마다 저희 어머니는 제게 설렁탕을 사 먹이셨습니다. 평소 제가 좋아하던 음식이니까 이거 먹고 소화 잘 되기를 바라신 겁니다. 그러나 저는 입 속의 밥알알이 쭈삣 곤두서 있다고 느꼈습니다. 흰 사골국물이 꺼슬해 목이 멕히는 느낌, 송송 썰어 넣은 파가 너무 매워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느낌. 부담을 한 사바리 들이키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몇 그릇을 삼켜도 실기 불합격은 적응되지 않으니 말이지요. 영화도 싫고, 엄마도 싫고, 다 싫지만 한심한 제 자신이 제일 싫었던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입시도 나름의 추억이고, 좋은 경험이었다 말씀 드리기엔 미화이고 과장임을 압니다. 사실 저는 여러분께 영화과 입시생의 일년을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엄청나게 고되니까요. 다만, 그래도 제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 계속하여 꿈을 향해 도전할 여러분을 위해 작은 조언을 남기고자 합니다.
1.영화과에 들어가려면 직접 찍은 영상 대신 작문을 제출함으로 자질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렇담 우리는 글을 쓰니까 작가인 건가요. 허나, 지금 우리가 쓰는 시나리오는 엄연히 따지자면 -시도 소설도 희곡도 아닌- 문학이 아닌 글입니다.
이는 소설가가 아닌 영화감독의 영역입니다. 시나리오는 혼자 쓰고 혼자 읽는 글이 아닙니다. 애당초 주관적인 가치와 심리 서술이 아닌 객관적 배경과 상황 묘사의 양식을 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영화의 글쓰기란, 나의 세계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글로써 쓰여져, 다른 사람들과 돌려 읽고 협력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혼자가 아닌 다같이 만드는 글.
영화 입시 역시 시나리오의 특성을 고대로 닮아있습니다. 우리의 공부, 우리의 글쓰기는 절대 고독해선 안된다 생각합니다. 혼자만의 글은 본인 스스로가 단점을 집어내지를 못해 성장하지 않기도 하지만, 나아가 예비 영화감독으로서 바라보자면 혼자만의 글은 객석이 텅텅 빈 극장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세계는 감독과 관객의 소통으로 확장됩니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꽁꽁 숨겨둔 작품은 단언컨대 성장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어떤 영화적인 가치도 지니지 못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어서 서랍속의 글들을 꺼내어 누군가를 붙잡고 코멘트를 부탁하십시오.
하지만 슬프게도 평범한 고삼의 무리에 섞여 지내다 보면, 제 글에 관심 가져주고 조언해주는 진지한 독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고로 학원에서 만난 수연 선생님과 도울 선생님, 여러 명의 언니 오빠 친구들이란 인연은 저에게 참 큰 행운이었고 감사였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쓰면 더 나은 글이 될지, 더 자기 목소리를 생생히 낼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주며 감독으로서의 발돋음을 응원해준 사람들이었습니다. 좋은 동료이자 관객이라 소개하면 조금 우스울까요? 이분들 덕에 저는 영화적인 글쓰기가 무엇인지를 아주 미약하게나마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입시를 치르며 감독의 자질을 기르는 첫 번째 방법. 다른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 주기.
2. 1번까지 다 쓰고 점검해보니 수기라기엔 하소연에 가깝군요. 제가 불합격 수기라면 자신 있는데, 합격은 처음 해봐서요. 입시 끝난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손이 굳었습니다. 원래는 글을 더 맛깔나게 쓸 줄 아는데, 인정할게요. 지금은 제 스스로 봐도 재미가 없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영화는 세 번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시나리오, 촬영 현장, 편집 후작업. 우리의 극적인 인생을 조명해봅시다. 우리 인생을 한 편의 영화라고 쳤을 때, 고삼인 우리들은 지금 어느 단계에 위치해 있을까요. 우리는 멋진 어른이 되기를 계획하는 시나리오 단계에 있지 않습니까. 아직 슬레이트 안 쳤으니 마음껏 적고 마음껏 지우고 고쳐 봅시다. 물론 입시란 틀 안에서의 자유는 상상에 그치게 되지만, 우리, 상상만이라도 합시다. 스스로의 한계를 짓지 말고 편견에 도전하는 글을 씁시다. 장르와 컨벤션에 간섭받지 않는 이야기를 씁시다.
저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님을 좋아해서 입시 중반까지 매 쓰는 글마다 부기나이트의 오마주를 넣었습니다. 주인공이 자꾸만 바지를 내려요. 그런 글을 적어도 괜찮으니까 영화 입시에 과감해져요. 많은 걸 경험하고 궁금해하고 발언하다 보면 사회에게 할 말이 생기고, 내 목소리가 생기고, 힘이 생길 터입니다. 입시를 치르며 감독의 자질을 기르는 두 번째 방법. 과감해지기.
글을 쓴다는 것은 입시를 넘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일 년간의 목소리는 휘발되지만 손글씨는 종이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어제 오후 책상을 정리하며 여태 쓴 공책들로 탑을 쌓아 보니, 무릎을 넘는 높이까지 쌓이더라고요. 그러니 손가락 관절염이 안 생기고 배기겠어요. 양반다리를 하고 한 장 한 장씩 다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 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한 1월부터 한예종 실기 복기까지, 발전하는 제 솜씨를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또 개발새발인 글씨들에 부끄럽기도 하고, 이만큼까지 올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여러분들에 감사하기도 하덥디다.
맞아요. 입시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순수 영화 감상과 몰입의 즐거움을 앗아갔지만 … 학원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제 지긋지긋 하지만 또 막상 안와도 된다고 하니 서운하더군요. 성장통이자 응원단. 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냥 고맙긴 무지 고맙습니다. 더한 감사는 개인적인 편지로 발송해드리겠습니다. 수연쌤 도울쌤 감사합니다! <- 이거 지우지 말아주세요 ! <- 이 화살표도요.
"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안녕하세요, 한예종 일반전형 합격 수기를 쓰게 된 군포 부곡중앙고등학교 3학년 차혜림입니다.
사실은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정말 간절했지만 이렇게 단번에 붙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못했거든요. 저는 중학교부터 영상 계열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영화로 길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제가 영화하는 것을 많이 반대하셔서 따로 학원을 다니진 못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학생 단편 제작도 몇 편 참여하기도 하고 영화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얘기를 나누며 꿈에 대한 생각을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입시학원도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끝난 다음에야 다니게 됐습니다. 한예종 1차를 붙은 다음에 오게 됐는데 다행스럽게도 원장님이 바로 수업을 듣게 해주셔서 남은 2차 실기 준비를 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예종 입시에 관해서만큼은 솔직해지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느 4년제 대학을 가더라도 한예종은 붙을 때까지 쭉 시험을 보려고 했거든요. 저는 24살에 붙을 거라고 예상했고 부모님은 30살쯤에야 간신히 붙을 거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언제가 되었든 다니게 될 학교, 그대로의 나를 들이밀어 보자라고 생각하고 시험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 1차 시험
언어 : 평소에 책을 빠르게 많이 읽는 편이었습니다. 한권을 정독하기 보다는, 한 번 책을 읽을 때 5~6권정도 가져다 놓고 읽었어요. 그렇게 맛보기 하는 식으로 한달에 20~30권씩 읽었습니다. 입시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그래도 그동안 했던 수능 공부도 조금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운 윤리, 사회, 법과정치, 경제 등의 사회과목 덕분에 크게 어려운 지문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꼭 풀어보시는 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예술사에 관련된 책을 골라 한 권 정독하는 것도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 영어는 자신감입니다. 이것도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단어들 체크하시고, 무작정 외우려 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는 게 더 도움이 되실 거에요. 저는 영어 문제집 대신에 틈틈이 영문 시나리오를 조금씩 읽으며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논술 : 평소에 주위 사람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던 게 좋은 작용을 했습니다. 논술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지만, 평소에 해왔던 생각들을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시험장에서 글로 써내려갔습니다. 면접 때 1차 시험에 쓴 답을 여쭤보기도 하시니, 솔직하게 자신이 아는대로만 잘 쓰면 될 것 같습니다.
* 2차 시험
글쓰기 : 학원에서 본 모의시험이 도움 많이 됐습니다. (사실 모의시험 볼 때 쓴 글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저는 소재를 준비해가기 보다는 시험장에서 문제지 받고 딱 그때 느껴지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글을 쓰는 편입니다.
즉흥적인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문제를 받아들고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러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져요. A는 이런 성격이고, 이렇게 생겼고, 취향은 이런 쪽이고, 전날에 친구를 만나 무슨 말을 했는지 등등...
하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만 쏙쏙 빼내서 옮겨 적는 게 키포인트입니다. 개인적으로 장면 묘사에 자신이 있는데, 문제에는 원래 있던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해서 꾹꾹 눌러써야 했어요. 그래서 분량 조절 하는 게 조금 힘들었는데 다행이도 시간이 넉넉해서 문제 1,2번 모두 두 가지 버전으로 적어 본 다음에 더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 냈습니다. (원고지 다 썼어요...)
- 면접 : 일단 제가 내세울 거라고는 글밖에 없어서, 글에 대한 질문을 주로 생각해갔습니다. 원장 선생님께서 일대일로 면접을 봐주셨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봐주시고, 당연하지만 저 혼자서는 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여럿 집어 주셨습니다.
또한 실기 이후 면접을 준비하기 전에, 실기날 썼던 글을 만나는 사람마다 보여주며 의견을 물었습니다. 예전에도 시나리오를 쓰면 반 전체에 돌리면서 의견을 묻고는 했거든요. 개인적으로 글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이라도 감수하고, 남이 칭찬하거나 지적한 부분은 한 번 더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주관은 그대로 유지하되, 최대한 다양한 시각에서 글을 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면접 시간 동안에는 글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생략된 부분이 많았지만 면접 시간이 너무 짧았어요. 하지만 뚜렷한 주관으로 썼던 글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교수님들께서는 꽤 괜찮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면접은 딱 이렇다 할 정답이 없었어요. 울거나, 웃거나, 화내거나, 떨거나 해도 진심으로 자기 자신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쫄지마세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필름 스테이션에 다니면서, 있는 내 그대로의 모습들 중 가장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 교수님들께 어필할 것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학원은 네비게이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또한, 입시가 끝났을 때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나는 대학 결과를 떠나서 30 살 후에도 내가 영화를 붙잡고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일 년을 보냈는데, 고등학교 친구들이 평생 간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 내가 학원에서 배웠던 내용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진심을, 너에게
<가장 큰 감사의 제목은 역시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2014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특별전형으로 붙게 된 최 찬입니다. 8월 달에 특별전형을 붙은 후, 나는 정말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대학이라는 것이 사실 생각해보면 고3에게는 가장 큰 심리적 부담감이자 짐이 아닌가, 그것이 사라지자 나는 내 스스로를 돌이켜 보며 하지 못했던 것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처 없이 시간이 지나던 중 책상 앞에 앉은 난 자주 봤던 무언가를 발견했다. 책 사이에 찬찬히 껴 있는 학원 자료들, 특히 경록샘이 여름 방학 때 주셨던 <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 체크해야할 필수 사항들 >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갔다.
<경록샘>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봤던 수많은 보석같은 영화들 보다 선생님게 받은 자료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 이유는, 그럼에도 이 글들을 통해 글을 써 나의 만 열여덟이 꾸밈없이 남겨져 있었기에.
당시 이 글들 덕분에 쓰게 된 내 글들은 기분 좋았지만 그것을 떠나 내가 받았던 것들을 통해 뒤늦게 깨닫는 기쁨은 철부지 10대의 마지막을 보낸 내 모습에 대한 향수이며, 어떻게든 끝까지 노력하여 붙겠다 주먹다짐 했던 나의 포부이다.
오랫만에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추억을 곱씹어보니 내게 그 동안 감사했던 분들이 기억나며 기분 좋게 후기를 작성하게 되는것 같다.
어릴적부터 자연 속을 정처없이 걸으며 책을 읽었을 때가 제일 좋았다. 걷다가 지치면 멈추어 앉아 손에 들고 있는 글을 읽고 그러다 지겨워지면 또 정처없이 어딘가로 걷고.
학원은 학교가 아니다. 내 의지에 따라 행동 할 수 있는 곳이며, 어느 순간 그 의지를 잃게 되면 내가 걷고 싶던 길에서 방향을 잃게 된다.
뒤돌아 보면 나는 종종 그랬다, 하지만 그때 마다 경록샘은 내 옆에서 날 이끌어주셨다. 당황스럽고, 앞이 안보이는 화이트 아웃같은 상황이 찾아올 때 선생님은 내게 나침반 같은 역활을 해주신 셈이다.
이렇게 공부하다보면 새로운 길, 새로운 자연,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고 덤으로 내 손에 들려있는 일들을 다 끝낸다.
그리고 더불어 내가 공부해야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을 나도 모르게 배우게 되는데, 대학에 곧 입학하는 나에겐 선배의 말씀 같은 경록샘의 말이 나를 참 사람답게 살게 하는 것 같았고 감사하다.
<진우샘>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에게 영화 감독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적어도 난 내가 영화를 공부한다고 해서 예술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의 예술의 예는 한자로 사실 "재주 예" 자이다. 그런데 내게 글을 가르쳐 주신 진우샘은 이 예자는 예절을 다하는 "예도 예" 자라 설명하셨다.
왜일까?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불러주기 전까지 과연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진짜 예술일까라고 생각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설령 인정 받아 정말 예술은 한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보다 잘 낫다거나 더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인거 같다.
나는 남들보다 영화 조금 더 많이 봤다고 가끔 우쭐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 역겨웠다. 예술을 한다고 생각해도 겸손해지자 . 더욱 더 반성하고 세계관 , 그리고 더 나아가 생각을 길른 후에야 좋은 영화감독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나는 배웠다. 이렇게 살아야 내 마음도 그리고 존경하는 주위 사람에게 떳떳해질 수 있을거 같다.
진우샘은 단순히 영화를 좋아했던 나에게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다는 것의 차이를 이렇게 느끼게 해주셨다. 비록 이 생각이 내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은 아니더라 해도 처음 학원을 다닐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내 머릿 속에서 나를 자극하고 바로 잡아 줄 거라 믿는다. 회초리, 따끔한 일침이자 반성을 통해 날 바로 잡아주신 분이다
<예리샘>
예전에는 물 건너 전해오는 영화들에 나는 허우적 거렸다. 자기가 무슨 영화를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된다 생각하는데 학원에 오기 전까지는 그렇지 못했다.
영화를 많이 봤다고 착각을 한 채 다른 시선으로 보면 편식을 하고 있던 나에게 예리 샘의 수업은 신세계였다.
그런 나의 눈이 고전으로 그리고 다양한 나라의 영화들로 향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 예리샘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지혜와 진리를 갈망한다는 것이고, 자기 개발을 하는 것 과 같은 의미다.
또한 학원은 배우러 오는 곳이지 단순히 입시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닭게 해주셨다.
이 차가운 입시는 분명 삶의 전부처럼 느껴졌다. 나를 포함한 다른 학생들이게 입시는 가진 모든 것을 배팅해야할 만큼 간절했다. 그러나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학교를 떨어진다 해서 사라질까라는 의심이 든다.
햇빛과 물, 자연은 삶을 유지 시켜준다. 결과를 떠나, 우리는 씨앗이며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샘은 명심하게 해준다. 그리고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배운 부분들은 언젠가 '우리'라는 나무에 꽃을 피워주게 할 것 같다.
<글을 마치며>
아마도 우리 학교 동기 중에서는 내가 가장 먼저 입시를 끝낸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대학 원서를 제출하려고 준비했던 내 모습을 돌이켜 보면 지난 1년 간 학원에서 해왔던 것들이 생각이 나서 몇 자 적는다는 게 길어졌다.
꿈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노력을 안 해 못한 것들이 되게 많고, 결과적으로는 주위에 좋은 분들께서 충고해주 신 말들을 듣지 않고 고집 부려 그 행동들이 계속 나를 괴롭혔었다. 후회는 아닌데 아쉬운건 사실이다.
그런데 결국 필름 스테이션을 통해 나는 급성장을 이루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보통 말하는데,
나는 당장은 끝이 났고 이제 앞으로 시작이지만 아직 남은, 즉 지금 이 시간에도 내년을 위해 그래서 시험 공부 및 다른 활동을 하며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격려의 말도 한 번 쯤은 적어보고 싶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나는 대학 결과를 떠나서 30 살 후에도 내가 영화를 붙잡고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일 년을 보냈는데, 고등학교 친구들이 평생 간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 내가 학원에서 배웠던 내용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이제 거의 한 해가 끝나고 조금 있으면 예종 학기 시작으로 앞으로 선생님들 얼굴 보기는 힘들겠지만, 변함없이 나같은 학생들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결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이 세분의 지도를 받으며 후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약속할 수 있다.
" 제 생일의 꽃말은 노란붓꽃인데, 믿음자의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믿음을 줄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홍O라입니다. 매번 합격생 후기를 읽으며 부러워했었는데 저에게도 후기를 쓰는 날이 오네요.
먼저 제가 필름 스테이션을 처음 찾은 건 지난 4월이었어요. 합격할 수 있을까 불안해하던 저를 원장 선생님이신 경록샘께서 아주 친절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처음엔 한예종 위주의 수업을 들었는데요. 2차 글쓰기 수업은 경록샘과 진우샘의 수업이었습니다. 경록샘께선 글을 쓰기 전에 시간, 공간, 인물을 설정하는 것을 강조하셨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부분이 제대로 잡혀 있어야 글이 탄탄해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 눈에 띄는 글만 쓰려 했던 저에게 번쩍이는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건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예종 졸업생이신 진우샘의 수업은 이야기의 기초를 배우는 이론 수업이 결합되어 입시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될 수업이었습니다. 또 선생님께서 매번 들려주시는 학교생활 일화는 저를 자극했고 2주마다 모의고사를 봤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동안 글을 완성하는 것에도 익숙해졌습니다.
1차 수업은 의용샘과 도울샘의 수업이었습니다. 한예종 언어, 영어와 논술을 준비하는 수업이었는데 수능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언어 시험을 위해 문학과 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배웠습니다. 영어 단어도 꾸준히 외워오고 깊은 사고를 요하는 문제로 논술을 준비해왔습니다.
수시 기간이 되자 서울예대 입시반을 추가로 들었는데요. 의용샘, 서울예대 출신 선생님들의 이론 수업과 수연샘의 스토리보드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론 수업은 영화사와 이론을 배우는 시간이라 어렵기도 했지만, 선생님께서 직접 준비해오신 여러 자료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또 스토리보드 수업은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영화 스틸컷을 분석하고 글을 쓰는 수업이었는데 수연샘께서 매번 발전 방향을 말씀해주셔서 제 글을 좋게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시험 날이 다가오고 먼저 서울예대 시험을 보고 이후에 한예종 시험을 봤습니다.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선생님들과 여러 번 모의고사와 모의면접을 봤기 때문에 실제 시험은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올 수 있었어요. 합격소식을 기다릴 때마다 정말 잠도 못 잘 정도로 떨렸지만…… 제가 가고 싶었던 학교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예술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모두 저에게 과분한 학교였기 때문에 이렇게 두 학교 모두 합격했다는 것이 아직도 꿈만 같아요. 전 절대로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노력했고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한다곤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제 합격 수기를 읽으며 영화과 입학을 꿈꾸는 모든 분이 잘 될 거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다 잘되실 거니까요!
또 그동안 함께 고생하신 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선생님들 덕분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저 자신을 믿지 못해 바보처럼 학원을 쉰 적도 있었는데 저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사실 저는 입시도 입시지만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진심 어린 조언과 앞으로 영화를 해나가며 기억해야 할 지혜를 가르쳐주신 것에 더 감사드려요. 학교에 가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제자가 되겠습니다. 학원도 자주 찾아뵙고요.
" 이 수업을 하며 그냥 지나쳐갔던 평범한 일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그것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면서 영화의 소재란 이렇게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고, 그것이 한예종의 출제 경향과 이어지면서 더 큰 효과를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는 것이 무척 새삼스럽습니다.
지난 5월, 처음 학원을 찾아 갔을 때를 생각해보자면 두려운 마음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영화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본 적도 없었고, 단지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찾아갔던 필름 스테이션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원장 선생님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셨고 그때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리고 첫 수업이 시작되고, 하루 이틀, 몇 주가 지나자 망설이지 않고 필름 스테이션을 찾아 온 것이 저에게 좋은 선택이었음을 알았습니다.
한예종 2차 수업을 맡으신 원장 선생님이신 경록 선생님께선 이야기 구성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잡아주셨습니다.
이 수업을 하며 그냥 지나쳐갔던 평범한 일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그것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면서 영화의 소재란 이렇게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고, 그것이 한예종의 출제 경향과 이어지면서 더 큰 효과를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이 잘 드러나는 수업 진행은 저를 더 자극시켰고, 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 굳게 했습니다.
2차 시험 후에 이루어진 면접 준비 역시 원장 선생님의 혹독하고 ^^;세밀한 지도로 실제 면접 못지않은 모의 면접을 하였고, 그 연습이 면접 당일에 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론 수업 역시 생소하고 어렵기만 했던 영화 이론이 쉽고 간단하게 머릿속으로 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원장 선생님의 특유의 위트와 체계적인 수업 진행이 조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용 선생님과 함께 했던 한예종 1차 수업은 외국어, 언어 공부의 틀을 잡을 수 있던 수업이었습니다. 그동안의 기출문제는 물론이고, 의용 선생님의 출제 예상은 이번 2012년도 한예종 1차 시험에서도 들어맞았고^^ 선생님께서 참고하라며 주신 자료들이 실전에서도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수연 선생님의 스토리 보드 수업은 한예종, 서울예대 두 학교 모두 적합한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정해진 시간에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지만 수업을 거듭해갈수록 영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또한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영화에 접목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년 동안 입시를 준비하면서 힘들고 지친 적도 많았지만 필름 스테이션에서 공부하면서 선생님들의 격려, 충고에 힘을 입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서로 응원을 하며 버텼기에
좋은 결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필름 스테이션이 영화를 공부하고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글쓰기 시험을 합격하게 된 이유는 멋스럽고 탄탄한 문장력이 아니라 이 곳에서 저의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월에 합격자 발표를 했는데 이렇게 늦게 후기를 쓰게 되네요.. 지난 여름, 경록선생님께 제가 "선생님, 제가 진짜 진짜 만약 한예종에 붙으면 중간에 전공 바꿀 수 있어요?" 라고 물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정말 막연했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 합격통지서까지 받았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네요. 한예종 영상원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막상 3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너무 조급해졌습니다. 2학년 말기 때부터 한예종 영화과 시험지를 풀어보기도 했으나 혼자 힘으로 준비를 하려니 너무 벅찼습니다.
그리고 5월 달 쯤 이 곳 필름스테이션을 알게 되었고, 문의를 했는데 정말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셔서 바로 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원에 처음 와서 글쓰기를 하게 되었을 때, 정말 내가 소질이 있나 하는 의심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의심이 되긴 하지만요 ..^^;
필름스테이션에 오기 전엔 막연히 '영화'라는 것 자체가 좋았지만 이 곳에 와서 영화이론공부를 하게 되면서 '막연히'가 아닌 정말 내가 이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사사로운 글 한 편 써 보지 않은 백지 상태였습니다.
그런 제가 글쓰기 시험을 합격하게 된 이유는 멋스럽고 탄탄한 문장력이 아니라 이 곳에서 저의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록선생님께서 항상 하시던 "한꺼풀 더 깊이 생각해보자" 라는 말이 이제야 와닿게 되네요. 어떤 문제를 보고 "아! 이게 좋겠다." 라고 생각이 들고, "근데 이게 이것이 아니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 때 생각의 폭이 더욱 넓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빠르고 바쁘고 힘들게 지나간 지난 여름방학 때가 정말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필름스테이션까지의 거리는 전철로 한 시간 반 , 왕복 세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아침에 출발해 필름스테이션에서 수업을 듣고, 집에 와서는 과제를 하는데 방학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3시간 정도씩 자며 과제를 했던 것 같습니다. 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 날에 꼭두 새벽까지 과제를 하다가 동이 트고 매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때의 그 기분은 정말 오묘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오묘한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기도 하네요 ㅎㅎ..
실기고사를 보는 날 조급한 마음으로 시험장 문을 여는 순간 "이 곳이 대학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습니다. 저의 수험번호 자리에 앉아 대기를 하고 있을 때, 그 동안 풀었던 문제들을 훑어보려 두꺼운 프린트들을 꺼내 들었지만 정말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종이들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렇게 시험이 시작되고 두어시간쯤 흘렀을 때 정말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2시간이 지나고 나서 시험을 마치고 나가는 사람들이 눈 앞에 보이는데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습니다. 그렇게 5분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답안지를 작성하고 시험장을 나간 순간 한숨 밖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나오면서 "이게 마지막 방문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면접 날! 대시사실에서 대기를 하는데 역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준비한 대답도 외워지지 않고..
저를 포함한 몇 명을 불러서 대기실로 데려왔을 때, 정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물 한 잔을 마시고 옆에 있는 책표지를 구경하고 의자에 앉아서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조교분이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렇게 면접장에 문을 두들기고 힘차게 들어 섰습니다.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내 자신에게까지 들렸고, 몇 분 간의 면접이 끝나고 면접관께서 나가라고 하셨을 땐 어깨가 축 늘어졌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에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웃음이 나와버렸습니다.
왠지 모르게 가벼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클립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이 정도는 다 알아 들으시죠?"라고 말해 주셔서 저를 바짝 놀라게 만들어 주시고 정말 영화만을 사랑할 것 같은 의용선생님, 편안한 수업 분위기과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셨던 수연선생님, 그리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던 소연샘! 마지막으로 저를 수업 전과 수업 중 항상 바짝 긴장하게 만들어 주시는 경록선생님!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같이 입시 준비를 했던 친구들아 지난 여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안녕하세요, 한예종 일반전형 합격 수기를 쓰게 된 군포 부곡중앙고등학교 3학년 차혜림입니다.
사실은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정말 간절했지만 이렇게 단번에 붙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못했거든요. 저는 중학교부터 영상 계열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영화로 길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제가 영화하는 것을 많이 반대하셔서 따로 학원을 다니진 못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학생 단편 제작도 몇 편 참여하기도 하고 영화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얘기를 나누며 꿈에 대한 생각을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입시학원도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끝난 다음에야 다니게 됐습니다. 한예종 1차를 붙은 다음에 오게 됐는데 다행스럽게도 원장님이 바로 수업을 듣게 해주셔서 남은 2차 실기 준비를 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예종 입시에 관해서만큼은 솔직해지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느 4년제 대학을 가더라도 한예종은 붙을 때까지 쭉 시험을 보려고 했거든요. 저는 24살에 붙을 거라고 예상했고 부모님은 30살쯤에야 간신히 붙을 거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언제가 되었든 다니게 될 학교, 그대로의 나를 들이밀어 보자라고 생각하고 시험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 1차 시험
언어 : 평소에 책을 빠르게 많이 읽는 편이었습니다. 한권을 정독하기 보다는, 한 번 책을 읽을 때 5~6권정도 가져다 놓고 읽었어요. 그렇게 맛보기 하는 식으로 한달에 20~30권씩 읽었습니다. 입시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그래도 그동안 했던 수능 공부도 조금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운 윤리, 사회, 법과정치, 경제 등의 사회과목 덕분에 크게 어려운 지문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꼭 풀어보시는 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예술사에 관련된 책을 골라 한 권 정독하는 것도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 영어는 자신감입니다. 이것도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단어들 체크하시고, 무작정 외우려 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는 게 더 도움이 되실 거에요. 저는 영어 문제집 대신에 틈틈이 영문 시나리오를 조금씩 읽으며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논술 : 평소에 주위 사람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던 게 좋은 작용을 했습니다. 논술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지만, 평소에 해왔던 생각들을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시험장에서 글로 써내려갔습니다. 면접 때 1차 시험에 쓴 답을 여쭤보기도 하시니, 솔직하게 자신이 아는대로만 잘 쓰면 될 것 같습니다.
* 2차 시험
글쓰기 : 학원에서 본 모의시험이 도움 많이 됐습니다. (사실 모의시험 볼 때 쓴 글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저는 소재를 준비해가기 보다는 시험장에서 문제지 받고 딱 그때 느껴지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글을 쓰는 편입니다.
즉흥적인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문제를 받아들고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러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져요. A는 이런 성격이고, 이렇게 생겼고, 취향은 이런 쪽이고, 전날에 친구를 만나 무슨 말을 했는지 등등...
하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만 쏙쏙 빼내서 옮겨 적는 게 키포인트입니다. 개인적으로 장면 묘사에 자신이 있는데, 문제에는 원래 있던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해서 꾹꾹 눌러써야 했어요. 그래서 분량 조절 하는 게 조금 힘들었는데 다행이도 시간이 넉넉해서 문제 1,2번 모두 두 가지 버전으로 적어 본 다음에 더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 냈습니다. (원고지 다 썼어요...)
- 면접 : 일단 제가 내세울 거라고는 글밖에 없어서, 글에 대한 질문을 주로 생각해갔습니다. 원장 선생님께서 일대일로 면접을 봐주셨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봐주시고, 당연하지만 저 혼자서는 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여럿 집어 주셨습니다.
또한 실기 이후 면접을 준비하기 전에, 실기날 썼던 글을 만나는 사람마다 보여주며 의견을 물었습니다. 예전에도 시나리오를 쓰면 반 전체에 돌리면서 의견을 묻고는 했거든요. 개인적으로 글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이라도 감수하고, 남이 칭찬하거나 지적한 부분은 한 번 더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주관은 그대로 유지하되, 최대한 다양한 시각에서 글을 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면접 시간 동안에는 글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생략된 부분이 많았지만 면접 시간이 너무 짧았어요. 하지만 뚜렷한 주관으로 썼던 글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교수님들께서는 꽤 괜찮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면접은 딱 이렇다 할 정답이 없었어요. 울거나, 웃거나, 화내거나, 떨거나 해도 진심으로 자기 자신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쫄지마세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필름 스테이션에 다니면서, 있는 내 그대로의 모습들 중 가장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 교수님들께 어필할 것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학원은 네비게이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또한, 입시가 끝났을 때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두 번씩 갔던 장승배기역을 이제는 가지 않아도 된다는 게 아직까진 시원함보단 섭섭함이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작년 초에 썼던 플래너를 발견했는데 거기에 ‘R=VD 선생님 후배 되기’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만큼 ‘한예종’이라는 단어를 뱉는 것조차 쑥스러워하던 제가 한예종에 최종 합격할 수 있었던 건 필름 스테이션에서 보냈던 시간 덕분이었습니다.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제겐 입시 학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 십 대의 마지막 시간이 묻은 공간이었어요.
한예종 입시를 하는 동안 저는 영화에 대해 공부하는 것만큼이나 저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저를 찾아가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선생님 모두 이 시간들이 입시 결과를 떠나서 제게 의미 있는 시간들로 남을 거라고 말씀해 주시곤 했습니다. 저는 한예종 입시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간직하고 있던 상처들, 숨기고 싶던 어두운 마음들을 하나씩 마주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들이 모두 유쾌하진 않았지만, 선생님들 말씀처럼 분명 의미 있는 시간들이었습니다. 1차 논술 준비부터 2차 이야기 구성 준비, 면접 준비까지 학생 한 명 한 명을 정성스럽게 봐 주시고 피드백해 주시는 많은 선생님들의 애정 아래 힘든 입시 기간임에도 저를 다잡아 가며 무사히 입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모의 면접 때는 제 앞에 앉아 계신 선생님들을 보며 정말 든든한 내 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1년 가까이 되는 시간 동안 저의 가장 가까운 곁에서 큰 힘이 되어 주셨던 두 선생님 얘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저는 두 분께 배울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1차 논술을 함께 준비해 주셨던 수연 샘, 사실 첫 수업 땐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예리한 꼬리 질문들은 살면서 처음 받아보는 질문 방식이었고, 그 질문들에 대답을 못하는 제가 너무 바보 같아 보였거든요. 하지만 선생님의 피드백은 언제나 다정하면서도 냉정했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제가 가진 강점과 단점들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의 꼼꼼한 피드백을 받을 때면 입시엔 정답이 없는 걸 알면서도 마음만은 정답을 쥔 것처럼 든든해지곤 했습니다. 언젠가 한 번 좋은 영화란 무엇인지 대화를 나누다가 선생님이 ‘여러분이 그런 영화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하셨던 게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저보다 저를 더 믿어 주시고, 따뜻하게 챙겨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2차 이야기 구성을 함께 준비해 주셨던 승미 샘, 선생님을 생각하면 많은 감정이 떠오릅니다.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상담사처럼 제 어두운 곳을 부담스럽지 않게 짚어 주시고 직면할 수 있게 기다려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런 고민들이 고스란히 글에도 묻어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아빠의 상처에 가려져 제가 가진 다른 상처들을 찾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가르쳐 주신 대로 앞으로도 흉내 내지 않고 진심으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들겠습니다. 입시는 힘들었지만, 선생님의 장난스러운 말들 덕에 웃어넘긴 시간들이 참 많았습니다. (저는 지금도 선생님이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동국대 자소서를 함께 준비해 주셨던 연수 샘, 국민대 면접을 도와주셨던 도울 샘, 소현 샘, 저를 위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으셨던 원장 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의 여정에도 이 공간을 자주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이곳에서 알게 된 고마운 인연들에게도 모두 감사드립니다.
"
필름 스테이션을 다니면서 영화를 공부하는 태도와 글을 쓰는 방법 등 다양한 것을 알게 되었고 습득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알게된 건 제 자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제대로된 답을 하기 힘든 질문들인 내가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런 글을 쓰고 싶은지, 왜 내가 영화를 하고 싶은지,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답을 통해서 제 자신을 알게됨은 물론이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 질문들의 답을 찾는 힘든 과정 속에 선생님들이 함께 계셔 주셨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합격이라는 두글자가 저한테 전혀 흡수되지 않아 매일 한예종 홈페이지에 들어가 확인을 하고 있습니다.
수능이 끝난 후 제가 선택한 직업은 안정적인 대학생 이었습니다. 직업만족도는 0에 가까웠고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저에게 수많은 질문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하고 싶고 좋아하는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깊고 짧은 고민 끝에 자퇴서를 제출했고 새로운 직업인 불안정한 재수생을 택했습니다.
처음 필름 스테이션을 들어왔을 때 제가 가지고 있었던 건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가 아니라 단순하고 순진한 영화에 대한 사랑이었습니다. 학원을 다니면서 느꼈던건 사랑과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1차 수업을 들으면서 선생님께서 해주셨던 말씀들을 통해 영화는 물론이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함을 느꼈고 깊이 있는 사고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소설만 좋아했던 저는 여러 분야의 다양한 책을 읽기 시작했고 스쳐 지나갔던 뉴스들을 찾아보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책과 뉴스를 읽는 것에만 멈춘게 아니라 그것들을 통해 느꼈던 것들을 기록하고 스스로에게 끝임없이 질문하며 나름의 의견과 입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2차 수업 초반에 저는 무조건 특이하고 남들이 써보지 못한 이야기들만 쓰려고 했습니다. 수업을 통해 써본 여러개의 글과 선생님의 조언을 통해 이야기에 담긴 정확한 의도와 주제 그리고 그것들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필름 스테이션을 다니면서 영화를 공부하는 태도와 글을 쓰는 방법 등 다양한 것을 알게 되었고 습득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많이 알게된 건 제 자신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제대로된 답을 하기 힘든 질문들인 내가 어떤 사람인지, 왜 이런 글을 쓰고 싶은지, 왜 내가 영화를 하고 싶은지, 내가 만들고 싶은 영화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답을 통해서 제 자신을 알게됨은 물론이고 구체적이고 명확한 목표도 갖게 되었습니다. 저 질문들의 답을 찾는 힘든 과정 속에 선생님들이 함께 계셔 주셨기 때문에 제가 조금 더 쉽게 답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번도 말해본 적 없지만 필름 스테이션을 다니는 내내 행복했습니다. 열심히 쓴 글들이 칭찬받지 못했을 때 우울했고 다가오는 시험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 과정들 속에 항상 행복이 담겨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또 대학생이라는 직업을 갖게 됐지만 안정적인 대학생이 아닌 “하고 싶은 걸 하는 대학생”이 된 것 같아 행복합니다.
첫 모의 면접 때 대답도 못하고 눈물만 뚝뚝 흘리고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길에 소리내 펑펑 울었던 나약했던 제가 한예종 2차 면접 때 여유있게 웃으며 밝게 대답하고 집까지 가는 길에 후련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건 다 필름 스테이션 덕분입니다. 도울쌤, 수연쌤, 원장 선생님 너무 너무 감사드립니다.
항상 글 열심히 읽어주시고 부족한 점들 세밀하게 알려주신 도울쌤 ! 너무 감사드려요. 쌤 덕분에 공부하는 태도나 방법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 해보고 좋은 방향으로 고치게 되었습니다. 수연쌤 ! 수업도 항상 열심히 해주시고 진심 어린 애정으로 대해 주셔서 감사드려요. 쌤 덕분에 제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었고 사람에 대한 벽이 있었던 제게 좋은 사람은 세상에 많다 라는 믿음을 갖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쌤의 짧은 말 한마디에도 크게 위로 받았고 행복했어요! 모두모두 너무 감사드리고 같이 수업했던 언니, 동생 너무 고맙습니다. : )
"
맞아요. 입시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순수 영화 감상과 몰입의 즐거움을 앗아갔지만 … 학원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제 지긋지긋 하지만 또 막상 안와도 된다고 하니 서운하더군요. 성장통이자 응원단. 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냥 고맙긴 무지 고맙습니다
안녕하세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화과 18학번 합격생입니다. 일반전형으로 붙게 되었지만 실감이 나지 않고, 연말에 일어난 요행으로만 느껴져 사실은 일반전형이 아니라 전산오류전형으로 붙게 된 것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왕 붙은 거 열심히 다녀야지요. 먹고, 마시고, 쓰고, 찍으러.
제가 입시를 치르며 가장 힘들었던 점을 꼽아 보겠습니다. 너무 많은데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요. 학원을 오고 가는 왕복 네 시간의 피로 누적, 써도 써도 나아지지 않는 글 솜씨와 형편없는 내 원고뭉치, 다른 친구들이 그런 내 글을 코멘트해주는 차례라면 쥐구멍에 숨고 싶어지잖습니까. 재미 없는 고전영화, 실기의 중압감, 다 수능 끝나고 놀러 가는데 나만 썰렁해진 학원에 남겨지고.
그런 투정을 다 떠나서 저에게는 기쁨이자 낙이었던 영화가 돌연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가장 슬펐습니다. 이제 입시가 끝났으니 다른 친구들은 밀렸던 영화를 실컷 보겠다고 하는데 저는 아닙니다.
봄이 올 때까지만이라도 영화 재생버튼은 잠시만 정지하고 싶은걸요. 입시와 학원은 제가 그토록 사랑하던 영화를 이제는 학을 떼게 만들었습니다. 저희 사랑의 훼방꾼이지요.
몇 번의 실기를 쳤습니다. 그 어슴푸레한 아침마다 저희 어머니는 제게 설렁탕을 사 먹이셨습니다. 평소 제가 좋아하던 음식이니까 이거 먹고 소화 잘 되기를 바라신 겁니다. 그러나 저는 입 속의 밥알알이 쭈삣 곤두서 있다고 느꼈습니다. 흰 사골국물이 꺼슬해 목이 멕히는 느낌, 송송 썰어 넣은 파가 너무 매워 눈물이 날 것만 같은 느낌. 부담을 한 사바리 들이키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몇 그릇을 삼켜도 실기 불합격은 적응되지 않으니 말이지요. 영화도 싫고, 엄마도 싫고, 다 싫지만 한심한 제 자신이 제일 싫었던 것입니다.
돌이켜보니 입시도 나름의 추억이고, 좋은 경험이었다 말씀 드리기엔 미화이고 과장임을 압니다. 사실 저는 여러분께 영화과 입시생의 일년을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엄청나게 고되니까요. 다만, 그래도 제 말은 귓등으로도 듣지 않을, 계속하여 꿈을 향해 도전할 여러분을 위해 작은 조언을 남기고자 합니다.
1.영화과에 들어가려면 직접 찍은 영상 대신 작문을 제출함으로 자질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그렇담 우리는 글을 쓰니까 작가인 건가요. 허나, 지금 우리가 쓰는 시나리오는 엄연히 따지자면 -시도 소설도 희곡도 아닌- 문학이 아닌 글입니다.
이는 소설가가 아닌 영화감독의 영역입니다. 시나리오는 혼자 쓰고 혼자 읽는 글이 아닙니다. 애당초 주관적인 가치와 심리 서술이 아닌 객관적 배경과 상황 묘사의 양식을 따르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 영화의 글쓰기란, 나의 세계를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글로써 쓰여져, 다른 사람들과 돌려 읽고 협력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혼자가 아닌 다같이 만드는 글.
영화 입시 역시 시나리오의 특성을 고대로 닮아있습니다. 우리의 공부, 우리의 글쓰기는 절대 고독해선 안된다 생각합니다. 혼자만의 글은 본인 스스로가 단점을 집어내지를 못해 성장하지 않기도 하지만, 나아가 예비 영화감독으로서 바라보자면 혼자만의 글은 객석이 텅텅 빈 극장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세계는 감독과 관객의 소통으로 확장됩니다. 아무도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꽁꽁 숨겨둔 작품은 단언컨대 성장하지도 않을 뿐더러, 그 어떤 영화적인 가치도 지니지 못합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어서 서랍속의 글들을 꺼내어 누군가를 붙잡고 코멘트를 부탁하십시오.
하지만 슬프게도 평범한 고삼의 무리에 섞여 지내다 보면, 제 글에 관심 가져주고 조언해주는 진지한 독자를 만나기는 쉽지 않습니다.
고로 학원에서 만난 수연 선생님과 도울 선생님, 여러 명의 언니 오빠 친구들이란 인연은 저에게 참 큰 행운이었고 감사였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쓰면 더 나은 글이 될지, 더 자기 목소리를 생생히 낼 수 있을지를 함께 고민해주며 감독으로서의 발돋음을 응원해준 사람들이었습니다. 좋은 동료이자 관객이라 소개하면 조금 우스울까요? 이분들 덕에 저는 영화적인 글쓰기가 무엇인지를 아주 미약하게나마 깨우칠 수 있었습니다. 입시를 치르며 감독의 자질을 기르는 첫 번째 방법. 다른 사람들에게 글을 보여 주기.
2. 1번까지 다 쓰고 점검해보니 수기라기엔 하소연에 가깝군요. 제가 불합격 수기라면 자신 있는데, 합격은 처음 해봐서요. 입시 끝난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손이 굳었습니다. 원래는 글을 더 맛깔나게 쓸 줄 아는데, 인정할게요. 지금은 제 스스로 봐도 재미가 없네요. 여기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영화는 세 번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시나리오, 촬영 현장, 편집 후작업. 우리의 극적인 인생을 조명해봅시다. 우리 인생을 한 편의 영화라고 쳤을 때, 고삼인 우리들은 지금 어느 단계에 위치해 있을까요. 우리는 멋진 어른이 되기를 계획하는 시나리오 단계에 있지 않습니까. 아직 슬레이트 안 쳤으니 마음껏 적고 마음껏 지우고 고쳐 봅시다. 물론 입시란 틀 안에서의 자유는 상상에 그치게 되지만, 우리, 상상만이라도 합시다. 스스로의 한계를 짓지 말고 편견에 도전하는 글을 씁시다. 장르와 컨벤션에 간섭받지 않는 이야기를 씁시다.
저는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님을 좋아해서 입시 중반까지 매 쓰는 글마다 부기나이트의 오마주를 넣었습니다. 주인공이 자꾸만 바지를 내려요. 그런 글을 적어도 괜찮으니까 영화 입시에 과감해져요. 많은 걸 경험하고 궁금해하고 발언하다 보면 사회에게 할 말이 생기고, 내 목소리가 생기고, 힘이 생길 터입니다. 입시를 치르며 감독의 자질을 기르는 두 번째 방법. 과감해지기.
글을 쓴다는 것은 입시를 넘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칩니다. 지난 일 년간의 목소리는 휘발되지만 손글씨는 종이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어제 오후 책상을 정리하며 여태 쓴 공책들로 탑을 쌓아 보니, 무릎을 넘는 높이까지 쌓이더라고요. 그러니 손가락 관절염이 안 생기고 배기겠어요. 양반다리를 하고 한 장 한 장씩 다 읽어 보았습니다. 처음 시나리오 공부를 시작한 1월부터 한예종 실기 복기까지, 발전하는 제 솜씨를 보며 뿌듯하기도 하고, 또 개발새발인 글씨들에 부끄럽기도 하고, 이만큼까지 올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여러분들에 감사하기도 하덥디다.
맞아요. 입시는 힘들었지만 그만큼 성장할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제게 순수 영화 감상과 몰입의 즐거움을 앗아갔지만 … 학원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제 지긋지긋 하지만 또 막상 안와도 된다고 하니 서운하더군요. 성장통이자 응원단. 밉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그냥 고맙긴 무지 고맙습니다. 더한 감사는 개인적인 편지로 발송해드리겠습니다. 수연쌤 도울쌤 감사합니다! <- 이거 지우지 말아주세요 ! <- 이 화살표도요.
-한예종 19학번들에게, 합격생이...
"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안녕하세요, 한예종 일반전형 합격 수기를 쓰게 된 군포 부곡중앙고등학교 3학년 차혜림입니다.
사실은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정말 간절했지만 이렇게 단번에 붙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못했거든요. 저는 중학교부터 영상 계열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영화로 길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제가 영화하는 것을 많이 반대하셔서 따로 학원을 다니진 못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학생 단편 제작도 몇 편 참여하기도 하고 영화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얘기를 나누며 꿈에 대한 생각을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입시학원도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끝난 다음에야 다니게 됐습니다. 한예종 1차를 붙은 다음에 오게 됐는데 다행스럽게도 원장님이 바로 수업을 듣게 해주셔서 남은 2차 실기 준비를 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예종 입시에 관해서만큼은 솔직해지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느 4년제 대학을 가더라도 한예종은 붙을 때까지 쭉 시험을 보려고 했거든요. 저는 24살에 붙을 거라고 예상했고 부모님은 30살쯤에야 간신히 붙을 거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언제가 되었든 다니게 될 학교, 그대로의 나를 들이밀어 보자라고 생각하고 시험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 1차 시험
언어 : 평소에 책을 빠르게 많이 읽는 편이었습니다. 한권을 정독하기 보다는, 한 번 책을 읽을 때 5~6권정도 가져다 놓고 읽었어요. 그렇게 맛보기 하는 식으로 한달에 20~30권씩 읽었습니다. 입시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그래도 그동안 했던 수능 공부도 조금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운 윤리, 사회, 법과정치, 경제 등의 사회과목 덕분에 크게 어려운 지문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꼭 풀어보시는 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예술사에 관련된 책을 골라 한 권 정독하는 것도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 영어는 자신감입니다. 이것도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단어들 체크하시고, 무작정 외우려 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는 게 더 도움이 되실 거에요. 저는 영어 문제집 대신에 틈틈이 영문 시나리오를 조금씩 읽으며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논술 : 평소에 주위 사람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던 게 좋은 작용을 했습니다. 논술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지만, 평소에 해왔던 생각들을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시험장에서 글로 써내려갔습니다. 면접 때 1차 시험에 쓴 답을 여쭤보기도 하시니, 솔직하게 자신이 아는대로만 잘 쓰면 될 것 같습니다.
* 2차 시험
글쓰기 : 학원에서 본 모의시험이 도움 많이 됐습니다. (사실 모의시험 볼 때 쓴 글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저는 소재를 준비해가기 보다는 시험장에서 문제지 받고 딱 그때 느껴지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글을 쓰는 편입니다.
즉흥적인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문제를 받아들고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러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져요. A는 이런 성격이고, 이렇게 생겼고, 취향은 이런 쪽이고, 전날에 친구를 만나 무슨 말을 했는지 등등...
하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만 쏙쏙 빼내서 옮겨 적는 게 키포인트입니다. 개인적으로 장면 묘사에 자신이 있는데, 문제에는 원래 있던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해서 꾹꾹 눌러써야 했어요. 그래서 분량 조절 하는 게 조금 힘들었는데 다행이도 시간이 넉넉해서 문제 1,2번 모두 두 가지 버전으로 적어 본 다음에 더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 냈습니다. (원고지 다 썼어요...)
- 면접 : 일단 제가 내세울 거라고는 글밖에 없어서, 글에 대한 질문을 주로 생각해갔습니다. 원장 선생님께서 일대일로 면접을 봐주셨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봐주시고, 당연하지만 저 혼자서는 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여럿 집어 주셨습니다.
또한 실기 이후 면접을 준비하기 전에, 실기날 썼던 글을 만나는 사람마다 보여주며 의견을 물었습니다. 예전에도 시나리오를 쓰면 반 전체에 돌리면서 의견을 묻고는 했거든요. 개인적으로 글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이라도 감수하고, 남이 칭찬하거나 지적한 부분은 한 번 더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주관은 그대로 유지하되, 최대한 다양한 시각에서 글을 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면접 시간 동안에는 글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생략된 부분이 많았지만 면접 시간이 너무 짧았어요. 하지만 뚜렷한 주관으로 썼던 글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교수님들께서는 꽤 괜찮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면접은 딱 이렇다 할 정답이 없었어요. 울거나, 웃거나, 화내거나, 떨거나 해도 진심으로 자기 자신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쫄지마세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필름 스테이션에 다니면서, 있는 내 그대로의 모습들 중 가장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 교수님들께 어필할 것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학원은 네비게이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또한, 입시가 끝났을 때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2014 한예종 영화과 (특별전형) - 최 O 학생
"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나는 대학 결과를 떠나서 30 살 후에도 내가 영화를 붙잡고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일 년을 보냈는데, 고등학교 친구들이 평생 간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 내가 학원에서 배웠던 내용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진심을, 너에게
<가장 큰 감사의 제목은 역시 사람이다>
안녕하세요. 2014년도 한국예술종합학교 특별전형으로 붙게 된 최 찬입니다. 8월 달에 특별전형을 붙은 후, 나는 정말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대학이라는 것이 사실 생각해보면 고3에게는 가장 큰 심리적 부담감이자 짐이 아닌가, 그것이 사라지자 나는 내 스스로를 돌이켜 보며 하지 못했던 것을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정처 없이 시간이 지나던 중 책상 앞에 앉은 난 자주 봤던 무언가를 발견했다. 책 사이에 찬찬히 껴 있는 학원 자료들, 특히 경록샘이 여름 방학 때 주셨던 < 이야기 구성에 있어서 체크해야할 필수 사항들 >에 가장 먼저 눈길이 갔다.
<경록샘>
내가 오랜 시간 동안 봤던 수많은 보석같은 영화들 보다 선생님게 받은 자료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 이유는, 그럼에도 이 글들을 통해 글을 써 나의 만 열여덟이 꾸밈없이 남겨져 있었기에.
당시 이 글들 덕분에 쓰게 된 내 글들은 기분 좋았지만 그것을 떠나 내가 받았던 것들을 통해 뒤늦게 깨닫는 기쁨은 철부지 10대의 마지막을 보낸 내 모습에 대한 향수이며, 어떻게든 끝까지 노력하여 붙겠다 주먹다짐 했던 나의 포부이다.
오랫만에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추억을 곱씹어보니 내게 그 동안 감사했던 분들이 기억나며 기분 좋게 후기를 작성하게 되는것 같다.
어릴적부터 자연 속을 정처없이 걸으며 책을 읽었을 때가 제일 좋았다. 걷다가 지치면 멈추어 앉아 손에 들고 있는 글을 읽고 그러다 지겨워지면 또 정처없이 어딘가로 걷고.
학원은 학교가 아니다. 내 의지에 따라 행동 할 수 있는 곳이며, 어느 순간 그 의지를 잃게 되면 내가 걷고 싶던 길에서 방향을 잃게 된다.
뒤돌아 보면 나는 종종 그랬다, 하지만 그때 마다 경록샘은 내 옆에서 날 이끌어주셨다. 당황스럽고, 앞이 안보이는 화이트 아웃같은 상황이 찾아올 때 선생님은 내게 나침반 같은 역활을 해주신 셈이다.
이렇게 공부하다보면 새로운 길, 새로운 자연, 새로운 사람을 만나게 되고 덤으로 내 손에 들려있는 일들을 다 끝낸다.
그리고 더불어 내가 공부해야하는 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들을 나도 모르게 배우게 되는데, 대학에 곧 입학하는 나에겐 선배의 말씀 같은 경록샘의 말이 나를 참 사람답게 살게 하는 것 같았고 감사하다.
<진우샘>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에게 영화 감독은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적어도 난 내가 영화를 공부한다고 해서 예술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의 예술의 예는 한자로 사실 "재주 예" 자이다. 그런데 내게 글을 가르쳐 주신 진우샘은 이 예자는 예절을 다하는 "예도 예" 자라 설명하셨다.
왜일까?
다른 사람들이 내가 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불러주기 전까지 과연 내가 하고 있는 것이 진짜 예술일까라고 생각도 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설령 인정 받아 정말 예술은 한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다른 사람보다 잘 낫다거나 더 대단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인거 같다.
나는 남들보다 영화 조금 더 많이 봤다고 가끔 우쭐해하는 내 모습을 보면 역겨웠다. 예술을 한다고 생각해도 겸손해지자 . 더욱 더 반성하고 세계관 , 그리고 더 나아가 생각을 길른 후에야 좋은 영화감독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나는 배웠다. 이렇게 살아야 내 마음도 그리고 존경하는 주위 사람에게 떳떳해질 수 있을거 같다.
진우샘은 단순히 영화를 좋아했던 나에게 좋아하는 것과 할 수 있다는 것의 차이를 이렇게 느끼게 해주셨다. 비록 이 생각이 내 머리 속에서 나온 것은 아니더라 해도 처음 학원을 다닐때나 지금이나 그리고 앞으로도 내 머릿 속에서 나를 자극하고 바로 잡아 줄 거라 믿는다. 회초리, 따끔한 일침이자 반성을 통해 날 바로 잡아주신 분이다
<예리샘>
예전에는 물 건너 전해오는 영화들에 나는 허우적 거렸다. 자기가 무슨 영화를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아야 된다 생각하는데 학원에 오기 전까지는 그렇지 못했다.
영화를 많이 봤다고 착각을 한 채 다른 시선으로 보면 편식을 하고 있던 나에게 예리 샘의 수업은 신세계였다.
그런 나의 눈이 고전으로 그리고 다양한 나라의 영화들로 향하게 된다는 것은 분명 예리샘의 가르침을 통해 삶의 지혜와 진리를 갈망한다는 것이고, 자기 개발을 하는 것 과 같은 의미다.
또한 학원은 배우러 오는 곳이지 단순히 입시 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닭게 해주셨다.
이 차가운 입시는 분명 삶의 전부처럼 느껴졌다. 나를 포함한 다른 학생들이게 입시는 가진 모든 것을 배팅해야할 만큼 간절했다. 그러나 영화를 하고 싶은 마음이 학교를 떨어진다 해서 사라질까라는 의심이 든다.
햇빛과 물, 자연은 삶을 유지 시켜준다. 결과를 떠나, 우리는 씨앗이며 이제 시작이라는 것을 샘은 명심하게 해준다. 그리고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 배운 부분들은 언젠가 '우리'라는 나무에 꽃을 피워주게 할 것 같다.
<글을 마치며>
아마도 우리 학교 동기 중에서는 내가 가장 먼저 입시를 끝낸 사람 중 하나가 아닐까 싶은데, 대학 원서를 제출하려고 준비했던 내 모습을 돌이켜 보면 지난 1년 간 학원에서 해왔던 것들이 생각이 나서 몇 자 적는다는 게 길어졌다.
꿈이 있다고는 하지만, 나는 노력을 안 해 못한 것들이 되게 많고, 결과적으로는 주위에 좋은 분들께서 충고해주 신 말들을 듣지 않고 고집 부려 그 행동들이 계속 나를 괴롭혔었다. 후회는 아닌데 아쉬운건 사실이다.
그런데 결국 필름 스테이션을 통해 나는 급성장을 이루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고 보통 말하는데,
나는 당장은 끝이 났고 이제 앞으로 시작이지만 아직 남은, 즉 지금 이 시간에도 내년을 위해 그래서 시험 공부 및 다른 활동을 하며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격려의 말도 한 번 쯤은 적어보고 싶었다.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서 나는 대학 결과를 떠나서 30 살 후에도 내가 영화를 붙잡고 있을지에 대한 생각으로 일 년을 보냈는데, 고등학교 친구들이 평생 간다는 말처럼 지금 이 순간 내가 학원에서 배웠던 내용들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이제 거의 한 해가 끝나고 조금 있으면 예종 학기 시작으로 앞으로 선생님들 얼굴 보기는 힘들겠지만, 변함없이 나같은 학생들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주셨으면 좋겠다.
물론 결과는 중요하다. 그러나 이 세분의 지도를 받으며 후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 약속할 수 있다.
See You, Film Station!
Hello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p.s : 낄낄 그동안 덕분에 두뇌세포가 행복해 했다!
2013 한예종 영상원 /서울예대 영화과 (수시) - 홍O라 학생
"
제 생일의 꽃말은 노란붓꽃인데, 믿음자의 행복이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믿음을 줄 수 있고, 믿을 수 있는 행복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홍O라입니다. 매번 합격생 후기를 읽으며 부러워했었는데 저에게도 후기를 쓰는 날이 오네요.
먼저 제가 필름 스테이션을 처음 찾은 건 지난 4월이었어요. 합격할 수 있을까 불안해하던 저를 원장 선생님이신 경록샘께서 아주 친절하게 맞아주셨습니다.
처음엔 한예종 위주의 수업을 들었는데요. 2차 글쓰기 수업은 경록샘과 진우샘의 수업이었습니다. 경록샘께선 글을 쓰기 전에 시간, 공간, 인물을 설정하는 것을 강조하셨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부분이 제대로 잡혀 있어야 글이 탄탄해진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또 눈에 띄는 글만 쓰려 했던 저에게 번쩍이는 아이디어보다 중요한 건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세라고 가르쳐주셨습니다.
그리고 한예종 졸업생이신 진우샘의 수업은 이야기의 기초를 배우는 이론 수업이 결합되어 입시뿐만 아니라 앞으로 계속 글을 쓰는 데에 도움이 될 수업이었습니다. 또 선생님께서 매번 들려주시는 학교생활 일화는 저를 자극했고 2주마다 모의고사를 봤기 때문에 정해진 시간 동안 글을 완성하는 것에도 익숙해졌습니다.
1차 수업은 의용샘과 도울샘의 수업이었습니다. 한예종 언어, 영어와 논술을 준비하는 수업이었는데 수능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언어 시험을 위해 문학과 미술 등 다양한 분야를 배웠습니다. 영어 단어도 꾸준히 외워오고 깊은 사고를 요하는 문제로 논술을 준비해왔습니다.
수시 기간이 되자 서울예대 입시반을 추가로 들었는데요. 의용샘, 서울예대 출신 선생님들의 이론 수업과 수연샘의 스토리보드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론 수업은 영화사와 이론을 배우는 시간이라 어렵기도 했지만, 선생님께서 직접 준비해오신 여러 자료 덕분에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또 스토리보드 수업은 짧은 시간 동안 주어진 영화 스틸컷을 분석하고 글을 쓰는 수업이었는데 수연샘께서 매번 발전 방향을 말씀해주셔서 제 글을 좋게 수정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시험 날이 다가오고 먼저 서울예대 시험을 보고 이후에 한예종 시험을 봤습니다.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선생님들과 여러 번 모의고사와 모의면접을 봤기 때문에 실제 시험은 편안한 마음으로 보고 올 수 있었어요. 합격소식을 기다릴 때마다 정말 잠도 못 잘 정도로 떨렸지만…… 제가 가고 싶었던 학교에 모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예술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모두 저에게 과분한 학교였기 때문에 이렇게 두 학교 모두 합격했다는 것이 아직도 꿈만 같아요. 전 절대로 뛰어난 학생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누구보다 노력했고 누구보다 영화를 사랑한다곤 당당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제 합격 수기를 읽으며 영화과 입학을 꿈꾸는 모든 분이 잘 될 거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셨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다 잘되실 거니까요!
또 그동안 함께 고생하신 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리고 사랑해요. 선생님들 덕분에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에도 다시 도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저 자신을 믿지 못해 바보처럼 학원을 쉰 적도 있었는데 저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사실 저는 입시도 입시지만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진심 어린 조언과 앞으로 영화를 해나가며 기억해야 할 지혜를 가르쳐주신 것에 더 감사드려요. 학교에 가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제자가 되겠습니다. 학원도 자주 찾아뵙고요.
또 힘들 때마다 서로 의지하며 공부했던 친구들 모두 고맙고 사랑해! 필름스테이션 화이팅!
2012 한예종 영화과 - 배O정
"
이 수업을 하며 그냥 지나쳐갔던 평범한 일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그것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면서 영화의 소재란 이렇게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고, 그것이 한예종의 출제 경향과 이어지면서 더 큰 효과를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1년을 돌이켜보는 것이 무척 새삼스럽습니다.
지난 5월, 처음 학원을 찾아 갔을 때를 생각해보자면 두려운 마음이 앞섰던 것 같습니다.
영화 공부를 체계적으로 해본 적도 없었고, 단지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찾아갔던 필름 스테이션이었습니다. 다행히도 원장 선생님은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셨고 그때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리고 첫 수업이 시작되고, 하루 이틀, 몇 주가 지나자 망설이지 않고 필름 스테이션을 찾아 온 것이 저에게 좋은 선택이었음을 알았습니다.
한예종 2차 수업을 맡으신 원장 선생님이신 경록 선생님께선 이야기 구성의 기본기를 탄탄하게 잡아주셨습니다.
이 수업을 하며 그냥 지나쳐갔던 평범한 일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그것이 신선한 아이디어로 이어지면서 영화의 소재란 이렇게 나오는 것임을 깨달았고, 그것이 한예종의 출제 경향과 이어지면서 더 큰 효과를 내었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학생 개개인의 장단점이 잘 드러나는 수업 진행은 저를 더 자극시켰고, 하고자 하는 의지를 더 굳게 했습니다.
2차 시험 후에 이루어진 면접 준비 역시 원장 선생님의 혹독하고 ^^;세밀한 지도로 실제 면접 못지않은 모의 면접을 하였고, 그 연습이 면접 당일에 저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이론 수업 역시 생소하고 어렵기만 했던 영화 이론이 쉽고 간단하게 머릿속으로 들어 올 수 있었습니다. 원장 선생님의 특유의 위트와 체계적인 수업 진행이 조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의용 선생님과 함께 했던 한예종 1차 수업은 외국어, 언어 공부의 틀을 잡을 수 있던 수업이었습니다. 그동안의 기출문제는 물론이고, 의용 선생님의 출제 예상은 이번 2012년도 한예종 1차 시험에서도 들어맞았고^^ 선생님께서 참고하라며 주신 자료들이 실전에서도 무척이나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수연 선생님의 스토리 보드 수업은 한예종, 서울예대 두 학교 모두 적합한 수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엔 정해진 시간에 창의적인 사고를 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지만 수업을 거듭해갈수록 영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이야기를 만드는 것이 즐거워졌습니다. 또한 여러 분야에 대한 지식을 영화에 접목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년 동안 입시를 준비하면서 힘들고 지친 적도 많았지만 필름 스테이션에서 공부하면서 선생님들의 격려, 충고에 힘을 입고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서로 응원을 하며 버텼기에
좋은 결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필름 스테이션이 영화를 공부하고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도움이 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제가 글쓰기 시험을 합격하게 된 이유는 멋스럽고 탄탄한 문장력이 아니라 이 곳에서 저의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8월에 합격자 발표를 했는데 이렇게 늦게 후기를 쓰게 되네요.. 지난 여름, 경록선생님께 제가 "선생님, 제가 진짜 진짜 만약 한예종에 붙으면 중간에 전공 바꿀 수 있어요?" 라고 물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정말 막연했고 꿈에도 생각하지 않은 합격통지서까지 받았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네요. 한예종 영상원에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오래전부터 해왔지만 막상 3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나니 마음이 너무 조급해졌습니다. 2학년 말기 때부터 한예종 영화과 시험지를 풀어보기도 했으나 혼자 힘으로 준비를 하려니 너무 벅찼습니다.
그리고 5월 달 쯤 이 곳 필름스테이션을 알게 되었고, 문의를 했는데 정말 성심성의껏 답변을 해주셔서 바로 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학원에 처음 와서 글쓰기를 하게 되었을 때, 정말 내가 소질이 있나 하는 의심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도 의심이 되긴 하지만요 ..^^;
필름스테이션에 오기 전엔 막연히 '영화'라는 것 자체가 좋았지만 이 곳에 와서 영화이론공부를 하게 되면서 '막연히'가 아닌 정말 내가 이 분야의 최고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 곳에 오기 전에는 사사로운 글 한 편 써 보지 않은 백지 상태였습니다.
그런 제가 글쓰기 시험을 합격하게 된 이유는 멋스럽고 탄탄한 문장력이 아니라 이 곳에서 저의 생각의 폭을 확장시켜주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록선생님께서 항상 하시던 "한꺼풀 더 깊이 생각해보자" 라는 말이 이제야 와닿게 되네요. 어떤 문제를 보고 "아! 이게 좋겠다." 라고 생각이 들고, "근데 이게 이것이 아니라면?" 이라는 생각이 들 때 생각의 폭이 더욱 넓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빠르고 바쁘고 힘들게 지나간 지난 여름방학 때가 정말 의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 필름스테이션까지의 거리는 전철로 한 시간 반 , 왕복 세 시간 정도가 소요되는데, 아침에 출발해 필름스테이션에서 수업을 듣고, 집에 와서는 과제를 하는데 방학 기간 동안 평균적으로 3시간 정도씩 자며 과제를 했던 것 같습니다. 푹푹 찌는 무더운 여름 날에 꼭두 새벽까지 과제를 하다가 동이 트고 매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때의 그 기분은 정말 오묘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오묘한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기도 하네요 ㅎㅎ..
실기고사를 보는 날 조급한 마음으로 시험장 문을 여는 순간 "이 곳이 대학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영광스러웠습니다. 저의 수험번호 자리에 앉아 대기를 하고 있을 때, 그 동안 풀었던 문제들을 훑어보려 두꺼운 프린트들을 꺼내 들었지만 정말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종이들을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렇게 시험이 시작되고 두어시간쯤 흘렀을 때 정말 눈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2시간이 지나고 나서 시험을 마치고 나가는 사람들이 눈 앞에 보이는데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습니다. 그렇게 5분을 남겨놓은 상태에서 답안지를 작성하고 시험장을 나간 순간 한숨 밖엔 나오지 않았습니다.. 학교를 나오면서 "이게 마지막 방문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면접 날! 대시사실에서 대기를 하는데 역시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준비한 대답도 외워지지 않고..
저를 포함한 몇 명을 불러서 대기실로 데려왔을 때, 정말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물 한 잔을 마시고 옆에 있는 책표지를 구경하고 의자에 앉아서 딴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갑자기 조교분이 저를 부르셨습니다. 그렇게 면접장에 문을 두들기고 힘차게 들어 섰습니다. 하지만 떨리는 목소리는 내 자신에게까지 들렸고, 몇 분 간의 면접이 끝나고 면접관께서 나가라고 하셨을 땐 어깨가 축 늘어졌습니다. 문을 열고 나가는 순간에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웃음이 나와버렸습니다.
왠지 모르게 가벼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클립 영상을 보여주시면서 "이 정도는 다 알아 들으시죠?"라고 말해 주셔서 저를 바짝 놀라게 만들어 주시고 정말 영화만을 사랑할 것 같은 의용선생님, 편안한 수업 분위기과 정말 친절하게 대해주셨던 수연선생님, 그리고 짧은 기간이었지만 정말 열정적으로 가르쳐 주셨던 소연샘! 마지막으로 저를 수업 전과 수업 중 항상 바짝 긴장하게 만들어 주시는 경록선생님! 정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같이 입시 준비를 했던 친구들아 지난 여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2017 한예종 영화과 (정시) - 차O림
"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안녕하세요, 한예종 일반전형 합격 수기를 쓰게 된 군포 부곡중앙고등학교 3학년 차혜림입니다.
사실은 아직도 얼떨떨합니다. 정말 간절했지만 이렇게 단번에 붙을 거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못했거든요. 저는 중학교부터 영상 계열 쪽으로 진로를 생각하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영화로 길을 정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님께서 제가 영화하는 것을 많이 반대하셔서 따로 학원을 다니진 못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주위 분들의 도움으로 학생 단편 제작도 몇 편 참여하기도 하고 영화계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을 만나 뵙고 얘기를 나누며 꿈에 대한 생각을 확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영화 입시학원도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끝난 다음에야 다니게 됐습니다. 한예종 1차를 붙은 다음에 오게 됐는데 다행스럽게도 원장님이 바로 수업을 듣게 해주셔서 남은 2차 실기 준비를 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한예종 입시에 관해서만큼은 솔직해지자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여느 4년제 대학을 가더라도 한예종은 붙을 때까지 쭉 시험을 보려고 했거든요. 저는 24살에 붙을 거라고 예상했고 부모님은 30살쯤에야 간신히 붙을 거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언제가 되었든 다니게 될 학교, 그대로의 나를 들이밀어 보자라고 생각하고 시험에 임했던 것 같습니다.
* 1차 시험
언어 : 평소에 책을 빠르게 많이 읽는 편이었습니다. 한권을 정독하기 보다는, 한 번 책을 읽을 때 5~6권정도 가져다 놓고 읽었어요. 그렇게 맛보기 하는 식으로 한달에 20~30권씩 읽었습니다. 입시 공부하기 싫을 때마다. 그래도 그동안 했던 수능 공부도 조금은 도움이 됐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배운 윤리, 사회, 법과정치, 경제 등의 사회과목 덕분에 크게 어려운 지문은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꼭 풀어보시는 게 가장 도움이 많이 될거에요. 예술사에 관련된 책을 골라 한 권 정독하는 것도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영어 : 영어는 자신감입니다. 이것도 정해진 시간 내에 기출 문제를 풀면서 모르는 단어들 체크하시고, 무작정 외우려 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문맥을 이해하는 게 더 도움이 되실 거에요. 저는 영어 문제집 대신에 틈틈이 영문 시나리오를 조금씩 읽으며 영어 공부를 했습니다.
논술 : 평소에 주위 사람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눴던 게 좋은 작용을 했습니다. 논술을 따로 준비하진 않았지만, 평소에 해왔던 생각들을 정리한다는 마음으로 시험장에서 글로 써내려갔습니다. 면접 때 1차 시험에 쓴 답을 여쭤보기도 하시니, 솔직하게 자신이 아는대로만 잘 쓰면 될 것 같습니다.
* 2차 시험
글쓰기 : 학원에서 본 모의시험이 도움 많이 됐습니다. (사실 모의시험 볼 때 쓴 글이 더 마음에 들었어요...) 저는 소재를 준비해가기 보다는 시험장에서 문제지 받고 딱 그때 느껴지는 감정과 떠오르는 생각에 따라 글을 쓰는 편입니다.
즉흥적인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문제를 받아들고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다고 생각하며 글을 썼습니다. 그러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굉장히 많아져요. A는 이런 성격이고, 이렇게 생겼고, 취향은 이런 쪽이고, 전날에 친구를 만나 무슨 말을 했는지 등등...
하지만 정말 중요한 얘기만 쏙쏙 빼내서 옮겨 적는 게 키포인트입니다. 개인적으로 장면 묘사에 자신이 있는데, 문제에는 원래 있던 이야기를 최대한 압축해서 꾹꾹 눌러써야 했어요. 그래서 분량 조절 하는 게 조금 힘들었는데 다행이도 시간이 넉넉해서 문제 1,2번 모두 두 가지 버전으로 적어 본 다음에 더 마음에 드는 것으로 골라서 냈습니다. (원고지 다 썼어요...)
- 면접 : 일단 제가 내세울 거라고는 글밖에 없어서, 글에 대한 질문을 주로 생각해갔습니다. 원장 선생님께서 일대일로 면접을 봐주셨던 것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객관적인 입장에서 글을 봐주시고, 당연하지만 저 혼자서는 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도 여럿 집어 주셨습니다.
또한 실기 이후 면접을 준비하기 전에, 실기날 썼던 글을 만나는 사람마다 보여주며 의견을 물었습니다. 예전에도 시나리오를 쓰면 반 전체에 돌리면서 의견을 묻고는 했거든요. 개인적으로 글에 대한 어떠한 피드백이라도 감수하고, 남이 칭찬하거나 지적한 부분은 한 번 더 되돌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주관은 그대로 유지하되, 최대한 다양한 시각에서 글을 보는 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안타깝게도, 면접 시간 동안에는 글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회는 전혀 없었습니다. 생략된 부분이 많았지만 면접 시간이 너무 짧았어요. 하지만 뚜렷한 주관으로 썼던 글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교수님들께서는 꽤 괜찮게 봐주셨던 것 같습니다. 면접은 딱 이렇다 할 정답이 없었어요. 울거나, 웃거나, 화내거나, 떨거나 해도 진심으로 자기 자신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마음으로 면접에 임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입니다. 쫄지마세요.
짧은 시간 동안이지만 필름 스테이션에 다니면서, 있는 내 그대로의 모습들 중 가장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 교수님들께 어필할 것인지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학원은 네비게이션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길을 갈지 택했다면 그 길을 걸어가는 것은 자신이에요. 절대로 누군가 대신해서 길을 나아가 줄 수는 없습니다. 학원이 길을 헤매지 않게 여러분을 도와주고 있다면, 그 도움을 최대한 받아 쓸모 있게 쓰면서 자신이 택한 길로 나아가셔야 돼요.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 또한, 입시가 끝났을 때 반드시 자신이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